
경주는 유적지와 문화재로 유명하지만, 실제로 도시를 깊게 경험해보면 그 이상의 에너지가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경주에는 새로운 체험형 명소들이 빠르게 생겨났고, 단순히 ‘보는 여행’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느끼는 여행’이 가능해졌습니다. 황리단길 주변의 공예 체험, 보문호수의 레저 액티비티, 동궁과 월지 인근의 야간 체험, 감포 해안에서의 바다 스포츠, 그리고 도심 속 한옥 공간을 활용한 이색 프로그램까지. 여행자는 이제 경주를 단순한 역사 도시가 아닌, 오감이 바쁘게 움직이는 도시로 기억하게 됩니다.
저 역시 최근 몇 년 동안 새롭게 생긴 체험들을 직접 경험해 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역동적이고 도시적인 에너지가 있었습니다. 경주의 전통적인 이미지와 대비되는 활기가 여행 내내 이어졌고, 체험이 끝날 때마다 “이 도시가 이렇게 다채로웠나?”라는 감탄이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이 글은 단순한 액티비티 목록이 아니라, 실제로 체험했을 때 느껴지는 분위기, 감각, 작은 디테일들까지 담은 여행자의 기록입니다. 경주를 ‘조용한 도시’라는 이미지로만 기억하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여행 경험을 열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경주 여행이 ‘체험형 여행’으로 진화하고 있는 이유
경주가 체험형 여행지로 떠오른 건 단순히 트렌드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 도시는 기본적으로 풍부한 역사적 자원을 가지고 있고, 그 위에 새로운 감각을 더하려는 지역의 시도가 겹치면서 “경주다운 체험”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유적지를 중심으로 이동했다면, 이제는 유적지를 둘러싸고 있는 골목과 공간에서 다양한 체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불국사 주변의 체험 공방, 황리단길의 향·금속·가죽 공예 클래스, 감포 해안의 해양 액티비티, 보문 관광단지의 레저 스포츠 등은 경주가 가진 지역적 특성을 그대로 녹여내고 있습니다. 단순히 화려하고 재미있는 체험이 아니라, 경주의 기후·자연·역사·지역 분위기에서 착안한 프로그램들입니다.
제가 체험해본 것 중 특히 흥미로웠던 건 ‘역사 도시와 현대적 체험의 충돌’에서 생기는 묘한 에너지였습니다. 예를 들어, 대릉원 인근에서는 과거 왕릉을 바라보며 전통 한옥 클래스를 즐길 수 있고, 황리단길 한복판에서는 과거 신라 시대의 향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향 조합 클래스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질적인 듯 보이지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감정선이 경주만의 매력을 강화합니다.
무엇보다 체험형 여행의 장점은 ‘풍경을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걷기만 하는 여행에서는 보이지 않던 디테일이 몸으로 참여하는 여행에서는 훨씬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체험에 몰입하다 보면 공간의 온도, 소음, 냄새, 사람들의 움직임 같은 요소들이 감각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저는 체험형 여행이 경주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가장 직접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주에서 지금 가장 뜨거운 핫플 액티비티 6선
1. 황리단길 향·금속·가죽 공예 클래스
황리단길은 단순히 카페 거리로만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공예 체험의 성지입니다. 전통 향초를 직접 배합하는 클래스에서는 신라 시대 향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재료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계피·단목·백단처럼 고대 향료에서 착안한 베이스가 많았습니다. 저는 제가 직접 만든 향을 여행 마지막 날까지 가지고 다녔는데, 향을 맡을 때마다 경주의 공기와 골목 분위기가 떠올라 하나의 감각적 기록처럼 느껴졌습니다.
금속 공예 클래스에서는 작은 은반지나 펜던트를 직접 두드려 만들 수 있습니다. 망치질을 할 때마다 울리는 금속음이 골목에 은근히 퍼지는데, 그 리듬이 황리단길 특유의 활기를 더욱 강조합니다. 가죽 공예는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어서 여행 중 짧게 참여하기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경험 자체가 여행을 한층 더 깊게 만들어 줍니다.
2. 보문호수 액티비티 – 카약, 패들보드, 전기보트
보문호수는 그동안 산책 명소로만 알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액티비티 중심 여행지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저는 카약을 탔는데, 잔잔한 수면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다 보면 호수 주변의 호텔, 숲, 산책로가 새로운 시선으로 보입니다. 패들보드는 난이도가 조금 있지만 물 위에서 균형을 잡는 과정이 신선했습니다. 전기보트 체험도 인기인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호수 한가운데까지 나가면 도시의 구조가 360도로 펼쳐지는 장면이 꽤 인상적입니다.
3. 감포·양남 해안 스포츠 – 서핑, 스노클링, 해안 카약
경주의 바다가 조용하다는 건 오해입니다. 감포와 양남은 바람과 파도가 살아 있는 곳이라 각종 해양 액티비티가 활발합니다. 여름에는 스노클링과 해안 카약이 특히 인기인데, 바닷속이 생각보다 맑아서 물고기와 해조류를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습니다. 양남의 해안 절벽 아래에서 파도가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카약을 타면, 자연의 힘을 온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4. 동궁과 월지 야간 프로그램
동궁과 월지는 밤이 되면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립니다. 조명을 받아 흔들리는 수면, 고요한 겨울 공기, 시간을 역행하는 듯한 산책길. 야간 관람 프로그램은 단순히 야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밤의 공기 속에서 신라의 왕궁을 체험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저는 조용한 음악과 함께 해설을 들으며 걸었는데, 물 위에 반사된 불빛이 마치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 듯한 분위기가 압도적이었습니다.
5. 한옥 감성 클래스 – 전통 차, 다도, 한옥 요가
경주에는 한옥을 개조한 공간이 많습니다. 이곳에서 즐기는 다도 클래스는 겨울 여행자에게 특히 인기가 있습니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따뜻한 차를 내려 마시는 경험은 생각보다 감정적 여운이 큽니다. 한옥 요가 클래스도 있는데, 마루 위에 앉아 깊게 숨을 들이마시면 겨울의 경주가 얼마나 차분하게 흘러가는 도시인지 자연스럽게 이해되곤 합니다.
6. 대릉원 인근 한복 포토 체험
화려한 한복을 입고 대릉원 고분 사이를 걷는 체험은 생각보다 많은 연령대가 즐깁니다. 고분의 둥근 형태와 한복의 색감이 묘하게 잘 어울려 사진이 굉장히 분위기 있게 나옵니다. 겨울에는 고분 언덕 위로 낮은 빛이 길게 드리우기 때문에 사진 분위기가 더욱 깊어집니다. 저는 크게 기대하지 않고 참여했는데, 결과물을 보고 경주의 공간감이 왜 사진가들에게 사랑받는지 실감했습니다.
경주는 더 이상 ‘보기만 하는 도시’가 아니다
경주 여행이 체험형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도시의 성격이 한층 더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유적과 문화재는 여전히 경주의 중심에 있지만, 그 사이를 채우는 새로운 감각적 경험들이 여행을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실제로 여러 체험을 경험해보니, 경주는 걷는 여행보다 ‘참여하는 여행’이 훨씬 잘 어울리는 도시였습니다. 체험 속에서 만나는 경주의 공기, 온도, 소리, 분위기는 관광지만 둘러볼 때에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감정이었습니다.
경주는 이제 “역사 도시”라는 정체성을 넘어, 여행자의 시간을 더 풍부하게 채워주는 도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체험은 여행을 기록으로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몸과 감각을 통해 확실히 기억에 남게 만드는 매개체입니다.
만약 다음 경주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이번에는 단순히 걷지 말고 ‘해보고, 만들어보고, 타보고, 느껴보는’ 여행을 선택해보길 권합니다. 도시가 가진 또 다른 얼굴, 활기와 리듬이 있는 경주가 그 순간부터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