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에 간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섬진강도, 매화도 아니고 사실 ‘광양불고기’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검색으로만 보던 식당들이 정말로 맛있는지, 로컬들이 자주 간다는 집이 어떤 분위기인지 직접 확인해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삼대광양불고기집, 청룡식당, 금목서 광양불고기, 신가가마솥, 광양정, 시내식당, 매실한우광양불고기식당까지, 이름만 들어도 살짝 허기가 도는 곳들을 하루 이틀에 걸쳐 돌아다녔습니다. 대부분 네이버 지도 후기와 블로그, 카카오맵 평점을 미리 훑어보고 간 곳이라 기대치가 꽤 높았는데, 실제로 가보니 ‘역시 왜 사람들이 추천하는지 알겠다’ 싶은 집들이 많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런 로컬 맛집 7곳을 중심으로, 줄 서는 시간부터 메뉴 선택 팁, 혼밥 가능 여부, 여행 동선에 어떻게 껴 넣으면 좋은지까지 제가 직접 다녀온 것처럼 솔직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광양에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이 글 한 편으로 충분히 맛집 루트가 그려질 거라 생각합니다.
광양 로컬 맛집을 찾는 나만의 기준
광양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관광지보다 맛집 지도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원래 어디를 가든 프랜차이즈나 너무 관광객 위주인 집보다는, 동네 사람들이 평소에도 가는 식당을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검색 필터를 ‘리뷰 많은 순’보다는 ‘별점은 높은데 후기가 수백 개까지는 아닌 집’, ‘블로그 사진이 조금은 투박한 집’ 위주로 찍어 두었습니다. 실제로 가보니 그런 기준이 꽤 잘 맞았습니다. 번쩍이는 인테리어 대신 연기 자욱한 숯불판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사장님이 손님 이름을 기억할 정도로 단골이 많은 집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광양은 특히 불고기가 유명한 도시라, ‘다 불고기집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관련 식당이 많습니다. 하지만 막상 발을 들여보면 각 집마다 고기의 두께, 양념의 농도, 숯의 향, 반찬 구성까지 스타일이 꽤 다릅니다. 삼대광양불고기집처럼 역사와 전통을 앞세운 집이 있는가 하면, 금목서나 매실한우광양불고기식당처럼 좀 더 고급스럽고 세팅에 신경 쓴 집도 있습니다. 저는 여행 내내 “오늘은 어느 집 불고기가 내 입맛에 더 맞을까”를 비교하면서 먹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물론 광양이 고기만 있는 도시는 아닙니다. 섬진강과 가까운 지역답게 재첩국, 재첩회무침으로 유명한 청룡식당 같은 곳도 있고, 게장과 생선조림을 한상 차려주는 광양정처럼 바다의 맛을 담아낸 집도 있습니다. 여기에 국밥과 순대를 꽉 채워 내는 신가가마솥, 불고기와 냉면으로 마무리하기 좋은 시내식당까지 더하면, 하루 세 끼가 모자라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단순히 “맛있다, 추천한다”로 끝내지 않고, 제가 직접 식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메뉴판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며 골랐던 순간들까지 함께 적어보려고 합니다. 주문 버튼을 누르기 직전까지의 그 설렘과, 첫 한 입을 먹고 나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그 순간이야말로 여행 음식의 핵심이니까요. 지금부터 소개할 일곱 곳은, 다시 광양에 가더라도 꼭 한 번쯤은 재방문하고 싶은 식당들입니다. 여행길에 참고해서, 여러분도 저처럼 “아, 이 집 오길 잘했다”라는 생각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광양 로컬 맛집 7선 상세 방문기
1. 삼대광양불고기집 – ‘원조’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기본기 끝판왕
광양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향한 곳이 바로 삼대광양불고기집이었습니다. 오래된 간판과 함께 가게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 ‘아 여기 그냥 유명세만 있는 거 아니야?’ 하는 의심도 잠깐 들었지만, 첫 접시가 상에 올라오자 그런 생각은 바로 사라졌습니다. 얇게 썬 한우 불고기가 양념에 살짝만 재워져 있어서, 불판 위에 올리면 금방 익고, 고기색이 갈색으로 바뀔 때쯤 집어 먹으면 딱 좋았습니다. 단맛이 과하지 않고 간장 베이스의 담백한 양념이라 계속 손이 가고, 밥과 함께 먹으면 숟가락 속도가 턱없이 빨라집니다. 반찬으로 나오는 묵무침, 상추 겉절이 같은 것도 양념이 강하지 않아 불고기를 뒷받침해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시끌시끌한 분위기, 연기 자욱한 숯불, 바쁘게 움직이는 직원들까지 모두 합쳐져서 “광양에 왔구나” 하는 실감이 나는 집이었습니다.
2. 청룡식당 – 섬진강을 그대로 담은 재첩국 한 그릇
다음날 아침, 조금 무거워진 속을 달래기 위해 찾은 곳이 청룡식당이었습니다. 재첩국으로 유명한 집답게 식당 안은 이미 따뜻한 국물 냄새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뽀얗게 우러난 국물 속에 자잘한 재첩이 듬뿍 들어 있는데, 숟가락으로 떠 먹으면 입 안에서 고소하고 짭조름한 맛이 동시에 올라옵니다. 흔히 조미료로 억지로 끌어올린 감칠맛이 아니라, 강에서 건진 재첩이 오래 끓으면서 자연스럽게 나온 맛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함께 시킨 재첩회무침도 의외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상큼한 초고추장 양념에 재첩이 살아 있어, 상추에 싸서 먹으니 술안주로도, 밥반찬으로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섬진강을 배경으로 한 한 끼를 먹고 싶다면 이 집을 빼놓기 아쉬울 것 같습니다.
3. 금목서 광양불고기 – 조금 더 고급스럽게 즐기는 한우 불고기
‘오늘은 좀 제대로 먹어볼까?’ 하는 날에는 금목서 광양불고기를 골랐습니다. 삼대광양불고기집이 오래된 동네 단골집 느낌이라면, 금목서는 전체적으로 정갈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식당입니다. 한우 등급도 좋은 편이라 그런지 고기에서 올라오는 향부터 달랐습니다. 두께가 아주 얇지도, 너무 두껍지도 않아서 씹는 맛이 적당히 느껴졌고, 한 점을 입에 넣으면 고기가 부드럽게 풀리면서 고소한 육즙이 번졌습니다. 양념맛보다 고기 자체의 풍미가 더 남는 스타일이라, 평소 양념 불고기보다 소금구이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밑반찬들도 신경 쓴 티가 났는데, 특히 나물류와 장아찌가 깔끔하게 나와서 고기의 느끼함을 잘 잡아줍니다. 특별한 날, 혹은 부모님 모시고 가는 날에 기억해 두면 좋은 곳입니다.
4. 신가가마솥 – 국밥과 순대로 속을 꽉 채우는 집
고기만 먹다 보면 어느 순간 뜨끈한 국물이 간절해지는 시간이 찾아옵니다. 그때 방문하기 좋은 곳이 신가가마솥이었습니다. 식당 이름처럼 커다란 가마솥이 인상적인 집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국밥 냄새와 순대 향이 어우러져 묘하게 편안한 기분이 듭니다. 저는 순대국밥과 모둠순대를 함께 시켰습니다. 국밥은 한 숟갈 뜨는 순간 깊고 진한 돼지 뼈 향이 올라오지만 잡내가 전혀 없었고, 다데기를 조금 풀어 넣으니 얼큰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으로 바뀌었습니다. 모둠순대는 일반 순대와 피순대, 내장까지 함께 나와서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고, 쫄깃한 식감이 국밥과 번갈아 먹기 좋았습니다. 밤늦은 시간이나 비 오는 날, 조용히 한 그릇 비우고 싶을 때 떠오를 것 같은 집입니다.
5. 광양정 – 게장과 생선조림으로 차려지는 따뜻한 한상
광양정은 고기 대신 해산물이 끌릴 때 찾아가면 좋은 곳이었습니다. 자리만 잡아도 테이블 위에 밑반찬이 빠르게 깔리는데, 기본 반찬부터 정갈하게 나온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는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이 함께 나오는 정식을 주문했는데, 한입에 쏙 넣기 좋은 크기의 게가 여러 마리 나와서 마음껏 발라 먹을 수 있었습니다. 간장게장은 짜지 않고 감칠맛이 길게 남았고, 양념게장은 매콤한 양념이 밥도둑 역할을 제대로 해주었습니다. 함께 나온 갈치조림도 살이 부드럽게 익어서 젓가락만 대도 쉽게 발라졌습니다. 식당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차분해서 가족 단위 손님이 많았고, 어른들이 특히 좋아할 만한 스타일의 집이었습니다.
6. 시내식당 – 불고기와 냉면으로 마무리하는 든든한 한 끼
시내식당은 광양불고기 특화 거리 안에서도 유독 단체 손님과 가족 모임이 많았던 곳입니다. 홀 가운데 길게 놓인 테이블과 룸이 함께 있어 인원이 많아도 부담이 없었습니다. 이곳의 불고기는 삼대광양불고기집보다 양념이 살짝 더 진한 편이라, 밥반찬으로 먹기 딱 좋은 스타일입니다. 숯불 위에서 고기를 조금 더 구워 살짝 눌러 먹으면 불맛이 올라오면서 밥 한 공기가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식사 마지막에는 냉면을 나눠 먹었는데, 고기와 함께 먹기 좋게 육수 맛이 깔끔하고 자극적이지 않았습니다. 여행 마지막 날, “이제 정말 잘 먹었다”라는 말을 하며 마무리하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7. 매실한우광양불고기식당 – 매실 향이 살짝 스치는 깔끔한 불고기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매실한우광양불고기식당입니다. 이름처럼 매실이 주요 포인트인 집입니다. 양념에 매실이 들어가서인지 고기를 구웠을 때 단맛이 튀지 않고 은은하게 퍼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한 점 먹고 물을 마셔도 입 안이 텁텁하지 않고 상큼하게 정리되는 느낌이 들어서 꽤 인상에 남았습니다. 가격대도 한우치고는 부담스럽지 않은 편이라, “적당한 가격에 좋은 고기 먹었다”라는 만족감이 컸습니다. 테이블 간격이 넓어 옆자리와 눈치 보지 않고 식사할 수 있었고, 직원분들이 불 조절을 세심하게 도와줘서 편하게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광양에서 불고기집을 한 군데만 골라야 한다면 꽤 고민하게 만들 정도로,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높았던 집입니다.
광양 여행의 기억은 결국 ‘한 끼’에서 완성된다
광양에서 보낸 며칠을 떠올리면, 섬진강 위로 기울던 노을이나 구봉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야경도 분명 인상적이지만, 결국 가장 또렷하게 떠오르는 장면은 식당 테이블 위의 한 상들입니다.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던 불고기의 소리, 재첩국에서 피어오르던 따뜻한 김, 게장 양념이 묻은 손을 잠시 들어 올리고 ‘맛있다’며 웃던 얼굴들까지. 여행지는 눈으로만 기억되는 곳이 아니라, 입과 코, 온몸으로 기억되는 공간이라는 걸 광양에서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번에 다녀온 일곱 곳의 로컬 맛집은 모두 각자의 역할이 분명했습니다. 삼대광양불고기집과 금목서, 시내식당, 매실한우광양불고기식당은 저마다 다른 스타일의 불고기를 선보이며 하루의 저녁을 책임졌고, 청룡식당은 아침의 속을 부드럽게 달래 주었습니다. 신가가마솥의 국밥은 이동으로 지친 날의 체력을 다시 채워 주었고, 광양정의 게장과 생선조림은 바다와 강을 동시에 품고 있는 도시의 풍경을 입안에 옮겨놓은 듯한 기분을 선물했습니다. 한 집 한 집 돌아다니다 보니, ‘광양 사람들은 이런 맛을 먹고 사는구나’ 하는 감각적인 이해가 생겼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어디를 가야 할지, 어떤 명소를 찍어야 할지 지도가 더 중요해 보이지만, 막상 여행이 끝난 뒤 마음에 오래 남는 건 대부분 한 끼의 온도와 맛입니다. 그래서 광양을 계획하는 분들께 말해 주고 싶습니다. 꼭 유명 관광지를 모두 채우지 않아도 괜찮으니, 하루에 한 끼만이라도 로컬들이 자주 찾는 식당에서 천천히 시간을 보내 보라고요. 메뉴판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눈에 들어오는 음식을 고르고, 식당 안 사람들의 대화를 흘려듣고, 반찬 하나하나를 곱씹다 보면 어느새 그 도시의 리듬에 조금씩 동화되는 느낌이 듭니다.
이번 글에서 소개한 일곱 곳은 제가 검색과 실제 방문 후기를 바탕으로 “다시 가도 아깝지 않겠다”라고 생각한 식당들입니다. 물론 입맛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광양이라는 도시를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한두 군데쯤은 꼭 들러 보시길 추천합니다. 언젠가 여러분도 삼대광양불고기집의 숯불 앞, 청룡식당의 재첩국 앞에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 이 도시와 조금 더 가까워졌다’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