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는 지도만 보면 평범한 골목처럼 보이지만, 막상 발을 들여보면 완전 다르게 느껴집니다. 저는 평일 점심 조금 지나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한산하지 않아서 놀랐습니다. 가게 외관은 화려하진 않지만 매장마다 끓는 냄비 소리가 그대로 밖으로 새어나와, 몇 걸음만 걸어도 어느 집에 들어갈지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글은 실제로 제가 의정부역에서 내려 ‘평미리 → 오뎅식당 → 미식당 → 1번지 → 호반부대찌개’ 순으로 골목을 돌아보고, 그중 한 집에서 식사한 뒤 근교 산책과 카페까지 이어가 본 하루를 정리한 기록입니다. 온라인 후기나 블로그 리뷰에 나온 문장들을 옮기는 방식이 아니라, 제가 직접 겪은 동선·냄비 올라가는 타이밍·사리 넣는 순간·식사 후 느껴진 속도감 등을 중심으로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상투적 표현이나 미화 없이, 제가 실제로 보고 느낀 대로만 정리한 여행기입니다.
의정부역에서 내리자마자 풍경이 바로 바뀐다
의정부역 2번 출구 쪽으로 나오면 생각보다 주변이 조용합니다. 그런데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분위기가 확 바뀝니다. 오래된 간판, 회색빛 건물, 좁은 골목 사이사이로 테이블 위 냄비가 보이고, 가게마다 스테인리스 덮개를 열고 닫는 소리가 계속 들립니다. 저는 골목 초입에서부터 어떤 집으로 들어가야 할지 잠깐 멈춰 서서 지켜봤습니다. 평미리 앞을 가장 먼저 지났는데, 막 끓여놓은 냄비를 직원이 바깥 통에 비우고 새 육수를 붓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국물이 걸쭉한 편이라는 후기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 눈길이 갔고, 실제로 앞에서 나는 냄새만 맡아도 김치 베이스가 꽤 깊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 옆으로 오뎅식당은 생각보다 맑은 국물 색이라 국물 스타일이 완전 다르다는 게 멀리서 봐도 구분됐습니다. 그 골목을 걸어가면서 든 생각은 단 하나였습니다. “여긴 비교하면서 먹는 재미가 있는 곳이구나.” 가게마다 국물 색이 다르고, 라면사리·떡사리·치즈 올리는 방식도 전부 다릅니다. 그 차이를 한눈에 보니까, ‘부대찌개라는 음식이 생각보다 장르가 다양하다’는 걸 처음 알게 됐습니다. 그렇게 골목을 한 바퀴 돌고 나서, 가장 끌렸던 한 곳에 들어가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실제 방문 기준으로 작성한 의정부 부대찌개 체험기
1. 평미리 부대찌개 – 국물이 처음부터 진하게 올라온다
제가 선택한 곳은 평미리였습니다. 자극적인 붉은빛이 아니라 묵은지를 제대로 볶아낸 곳만 나는 색이라 첫인상이 괜찮았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직원분이 “지금 바로 끓여드릴게요”라고 하고 냄비를 테이블에 올리는데, 아직 불도 켜기 전 국물 향이 꽤 진했습니다. 불을 켜고 2~3분 지나자 냄비가 점점 바글바글 끓기 시작했습니다. 라면사리를 가운데 올려두었는데, 포슬포슬하게 면이 풀어지는 걸 보고 있으니 젓가락이 자동으로 손에 가더군요. 첫 숟가락은 국물만 떠서 먹었습니다. 김치의 산미가 도드라지면서도 뒷맛은 무겁지 않았고, 햄에서 나온 기름이 국물 윗부분에 얇게 돌면서 고소함이 올라왔습니다. 라면을 넣었더니 국물이 훨씬 감칠맛 있게 변했습니다. 소시지는 종류가 여러 개 섞여 있어서 씹을 때마다 식감이 달랐고, 스팸은 살짝 두툼하게 썰려 있어 밥 한 숟가락이 자연스럽게 같이 들어갔습니다. ‘배부르니까 이제 그만 먹어야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숟가락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2. 골목 탐방 – 오뎅식당, 미식당, 1번지, 호반부대찌개까지
배가 꽉 찼지만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엔 아쉬워서 다시 골목을 걸었습니다. 오뎅식당은 확실히 국물이 맑고 고기 향이 강하지 않은 스타일이라, 부대찌개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사람들한테도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장 안쪽 냄비를 보니 끓는 색부터 다르더군요. 미식당은 소시지 양이 확실히 많았습니다. 문 앞에서 메뉴 사진을 봤는데, 김치보다 햄 비중이 더 높아 보였습니다. 고기향이 진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쪽을 선택했을 것 같습니다. 1번지는 국물 색이 가장 진했습니다. 바깥에서 김치 볶는 냄새가 강하게 나서, ‘밥 비벼 먹기 딱 좋겠다’라는 느낌이 바로 들었습니다. 호반부대찌개는 상대적으로 깔끔하고 가벼운 느낌이 강한 편이라 아이 데리고 오는 손님들이 꽤 있었습니다. 골목 전체 분위기를 보면 ‘이 집이 최고다’보다는, ‘취향에 따라 골라서 들어가는 게 맞다’는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3. 식사 후 코스 – 소화시키기 좋은 부용천 산책
너무 바로 앉아있으면 속이 더부룩해질 것 같아 부용천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의정부는 도시 규모가 크지 않아서 걸어서 이동하기 좋습니다. 천을 따라 난 길은 경사도 거의 없어서 산책하기엔 최적이었습니다. 물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고, 개 산책시키는 사람들도 종종 지나가는데, 식사 직후 걸어보기 정말 편했습니다.
4. 장암역 근처 카페 – 하루 마무리
산책로에서 10분 정도 걸어 장암역 근처 카페 거리로 이동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조용하고 사람도 북적이지 않는 편이라 마무리 코스로 좋았습니다.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따뜻한 라떼를 마셨는데, 부대찌개 국물 먹고 난 직후라 유난히 부드럽게 느껴졌습니다. 식사 → 산책 → 카페로 이어지는 조합이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잘 이어져 하루 동선이 억지스럽지 않았습니다.
의정부는 여행 부담 없는 ‘한 끼 중심’ 도시였다
의정부는 볼거리가 많아서 가는 도시라기보다, 맛 하나로 하루 루트가 완성되는 도시였습니다. 부대찌개를 먹기 위해 일부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더군요. 부대찌개 맛 자체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골목 전체를 걸어보면 ‘이 지역이 왜 부대찌개의 도시라 불리는지’ 자연스럽게 이해됩니다. 가게마다 국물 스타일이 다 달라서 다음에 올 때엔 다른 집을 골라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식사 후 산책·카페까지 무리 없이 이어지는 동선이어서, 가볍게 반나절 혹은 하루 여행으로 다녀오기 딱 좋았습니다.